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오늘부터 썸머타임이 시작되었다.(10월 3일 쓴 글)
이제 한국하고 한시간 반의 시차가 생겼다.
아침에 평소처럼 일어났는데, 한시간이 더 가 있다. 어제의 6시가, 오늘은 7시라는 뜻.
뭔가 사라진 내 한시간이 억울하지만, 아깝지 않게 글 써보자!
며칠 하늘이 계속 흐리고 비가 오다가, 어제 하루 완벽한 여름날이 되었다. 파아란 하늘에 주말이라니, 이런 날엔 바닷가를 가야지~~
때마침 아들 친구네 가족과 의기투합이 되어 당장에 출동한다.
너무 한 여름엔 강렬한 태양빛 때문에 오히려 바닷가에 잘 가지 않는다.
바닷가에 도착했다. 어쩜 이렇게 위아래로 파랄까.
항상 와도 항상 좋다.


아무리 좋은 곳엘 가도 같이 간 사람이 좋아야 더 좋다.
사실 그 친구 부모님을 어제 처음 뵈었는데, 여러 나라를 여행해 봤고, 아시안 음식과 바다, 자연을 좋아하는 것이 그 집 엄마랑 아주 찰떡으로 잘 맞아서 4시간 동안이나 수다를 떨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랑 4시간 수다는 엔프피에겐 쌉가능이다.
영국, 이태리계 호주인은 종종 본다. 그런데 어제 만난 분은 덴마크계 호주인이다.
그래서 나는 찐 덴마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너모너모 재밌다~
치즈 이야기가 생각난다. 마치 우리나라 된장 얘길 하듯이, 덴마크는 맛있는 치즈가 정~~말 많고, 본토에서 먹는 찐득하고 잘 발효된 치즈가 정말 치즈라며, 여기 슈퍼에서 사먹는 치즈처럼 플라스틱 같고 풍미가 없지 않다고 하셨다.
나는 사실 나이들면서 느끼한 걸 잘 못먹게 되고 있다. 구워먹는 치즈, 찍어먹는 치즈, 갈아먹는, 뿌려먹는, 녹여먹는 치즈 다 좋아했는데... 슬프다. 그래서 진심으로 맞장구를 치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대신 할라피뇨와 함께 먹을 수 있다면 정말 맛있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두분 다 매운 맛을 좋아하셔서 기분좋게 매운 맛 음식으로 대화가 넘어갔다.
이 엄마는 한국에 대한 배경지식이 별로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엉뚱하게 해파리 냉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관심은 매우 끌었다^^.
아마 우리가 바닷가에 가고 있었고, 낚시와 생선, 음식에 대한 얘기를 해서 그런가보다.
그리고 나는 해파리 냉채를 정말 좋아한다. 듣고 있던 두 분은 해파리 질감과 맛을 상상해보다가 자연~ 쓰럽게, 오징어 요리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런 식으로 대화가 끊이지 않다니...정말 감사하다.
아무튼 바다에 도착하니 여기 저기 개판이다. 흔히 보는 풍경이고 나는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 좋다.
그런데 평소와 좀 다른 점이 있었다.
평소엔 중대형견을 자주 본다. 그런데 어제는 소형견을 심심치 않게 봤다.
이 이유 때문인 지 모르겠는데, 알고보니 '개 이벤트'같은 것이 열리고 있었다.




얼마나 순종이고, 반듯하게 걸을 수 있고, 집사와 합이 맞는 지 서로 경쟁하는 그런 그림을 예상했지만,
아.니.다.
내가 발견했을 땐, 이벤트 장 안에서 개들과 집사들이 자유롭게 부쓰를 돌아다니고 있었고, 그저 호기심 있게 부쓰 안의 내용물을 읽고 얘기를 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이런 분위기가 더 좋다.
해변은 항상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해변에만 개가 있는 게 아니다.
해안을 따라 계속 걷고 있는데, 몇몇 사람들이 바닷가쪽을 바라보고 있다. 거기에 뭔가 있나보다. 우리도 가
서 섰다.
오! 죽었을까?
왜 움직이지 않을까?
고래인가?
뭐지?
사람들은 저마다 추측의 말을 했다.
사진 상으로는 멀어보이지만, 꽤 가까운 거리다. 바다 생물하고 이렇게나 가까이 있다니!!
이날 따라 돌고래마저도 해안 가까이에서 놀고 있는 걸 두 번이나 목격했다.
아무튼 계속 지켜본 결과, 물개는 파도 때문에 자세가 흐트러지자 앞 지느러미를 파닥이면서 다시 자세를 취했다. 배를 위로 드러낸 채, 일광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에에에엥 너무 귀엽잖아~~~~
그 귀여운 몸짓을 보니 참, 너도 우리랑 같은 심정이구나~ 햇볕쐬며 기분 좋은 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물개는 나중에 다시 돌아올 때도 거기에 있었다.
오늘 아주 작정하고 일광욕을 하나보다.
나도 어제 작정하고 걸어서 13000보 넘게 걸었다. 내 다리가 해파리가 된 느낌이었다.

괜찮은 까페를 소개해주시겠다며 번화한 까페 중심지역을 벗어나 외곽쪽으로 가셨다.
어쩜 이런 취향까지 나랑 딱 맞을까.
실내에선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까페 밖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읽어보니, 일반 호주식 까페가 아니다.
허머스 어쩌고 하는 말이 있는 거 보니 중동식인가?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니 그렇단다. 체인점인데다 아이들 스포츠 때문에 자주 가는 강변에도 있댄다. 다음에 같이 가보기로 함.
파란 하늘, 시원한 바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주말의 시간.
정말 좋다.
커피 맛도 정말 좋았다.


예쁘긴 하지만 하도 많이 먹어서 대단한 감동을 주진 않는다. 차라리...
이런 데서 뜨끈한 국밥 한 사발 말아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하며, 천생 한국 입맛, 나의 호주 일상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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